무엇 때문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신혼 때, 저녁무렵 신랑과 토닥 토닥 다투다가
서로 감정이 상한 채, 그 다음날,
저는 주일학교 교사들과 아이들과 함께
3박 4일 하기 수련회 여정를 떠났습니다.
열심히 수련회 행사를 마치고 교회 버스를 타고
다시 교회로 돌아와서, 집으로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집으로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혼자 교회에 남아 수련회 뒷 정리를 하다가
주일학교 수련회를 무사히, 은혜롭게 마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리려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다만, 감사기도를 드리려했던 것 뿐이었는데,
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성경에 기록된 대로
"영으로 드리는 기도"(고전14:14~15)인 방언기도를 통해
성령께서는 더 깊은 차원의 기도로 저를 인도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기도할 내용)을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8:26)
성령께서 방언기도(영으로 드리는 기도)를 통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저를 위해 친히 기도하실 때,
제 영은 방언으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마음을 감찰하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8:27)의 말씀 그대로
처음에는 저의 육적인 이성이나, 마음이
성령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간구하시는
그 내용과 그 이유를 전혀 몰랐습니다.
방언기도가 깊어지면서 방언통역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고전 12:10. 마가복음16:17. 살전5:19)
제 영은 기도로 주님과 대화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내가 너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느냐?"
"아닙니다. 단 한번도..."
"네가 의롭고 완전하기 때문에 그랬더냐?"
"아닙니다."
"너는 남편에게 상처를 주었도다"
저는 놀랐습니다. 제가 남편과 다투면서
내 뱉은 말들은 그저 사소한 것이라 여겼었는데
그것이 주님을 그렇게 아프시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주님은 제게 골고다의 언덕을 떠올려주셨습니다.
사람들은 주님에게 채찍질하고, 수염을 뽑았고,
뺨을 때렸으며,침을 뱉았고, 돌로 치며 조롱했습니다.
군중들은 예수님을 징그러운 벌레처럼 취급했습니다.
(시편22:6) 저는 분노로 주먹을 쥐며 생각했습니다.
"저 악한 군중들! 지옥에 가야 마땅한 죄인들!"
그러자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을 악하다고 말하지 말라.
너도 그들과 다르지 않도다.
너의 죄로 나를 때리고 있느니라.
마음이 너무나 슬퍼져서 저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내 속의 가장 깊은 곳까지 다 뒤흔들리는 것 같아서
두 팔로 배를 움켜쥐면서 심히 통곡했습니다.
나는 그들을 사랑했노라.
전심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했느니라.
그래서 내 마음이 더욱 찢어졌도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주님은 제게 상처주시지 않았지만
저는 남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주님! 저는
주님같은, 그런 비참한 사랑은 못합니다.
저는 할 수 없습니다. 너무도 가슴 아픔니다.
주님께서, 무엇이 부족하셔서 그러십니까?"
"내가 너를 사랑한 것 같이 남을 사랑하라.
내가 너의 부족함과 연약한 모습 그대로 받아주듯이
부족하고 연약한 모습 그대로, 귀히 여기라."
저는 그때 사람에게 저지르는 죄악이
하나님께 저지르는 죄악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죄는 가벼운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이 크고 심각한 재앙이라는 사실입니다.
"악의 평범성" 때문에...
타락한 죄인의 무디어진 양심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예사롭게 자행되는 죄들이
주님에게는 큰 고통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이 성령충만하게 되면 그는
무엇보다도 먼저, 죄에 대해 민감해집니다.
사소한 하얀 거짓말하는 것조차 큰 죄로 느껴집니다.
잘못한 말 한마디, 사소한 판단까지 심각하게 느껴져서
아파하거나, 회개하게 되고 조심하게 됩니다.
성령충만할 때 우리 마음은 부드러워지고 넓어집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죄와 문제와 고통을 뛰어넘는 큰 능력을 맛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사랑하시는 자마다
죄에서 회개할 수 있도록 역사하십니다.
"보혜사 성령,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요16:7)
성령께서는 주님(=義)을 드러내시며 죄에 대해 책망하십니다.
그 후로 저는 기도할 때, 이사야 59장 1~3절처럼
하나님이 외면하시는 무의미한 기도가 되지 않도록
항상 먼저, 회개 기도부터 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 크신 하나님의 은혜와, 기도에 응답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전심으로 죄에서 회개해야 하며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전과는 다르게
풀이 죽어 있는, 남편의 모습이 측은했습니다.
"혀는..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약3:6)처럼
제가 혀로써 남편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었는지..
하나님의 은혜로 깨닫게 되었기에.. 충혈된 눈으로
남편에게 무릎꿇고 진심으로 사죄했습니다.
화해하게 하시고, 서로 사랑하게 만드시는
우리의 하나님 아버지가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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